사람과 함께하는 위드인뉴스 :: [상담과 변화] 상처받은 내면아이

[상담과 변화] 상처받은 내면아이: 2019.05.09 11:06 입력

박종환 상담학 박사 withinnews@gmail.com

[위드인뉴스 박종환 상담학 박사] 대학원에서 어느 세미나에 참석한 것이 계기가 되어 내면아이에 관하여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 당시 내면아이에 대한 배움과 깨달음은 한 마디로 신선했으며, 더 나아가 충격이었다. 이전에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나 자신의 심리적 아픔과 상처들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 세미나를 계기로 나 자신의 내면아이에 관하여 생각하게 됐다. 오늘날 사람들 대부분은 상처입은 내면아이를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그 사람이 지닌 내면아이는 대부분 그가 어린 아이였을 때, 부모로부터 당연히 받았어야 할 사랑, 그리고 의존의 경험이 꼭 필요했던, 그렇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버려졌던 그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비탄에 빠졌던 것이었다. 이러한 삶이 이어짐으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일찍부터 내면아이가 형성됨과 동시에 자신의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상황에 놓일 때, 그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게 된다. 내면아이 세미나에 참석한 들꽃이라는 별칭을 사용했던 한 참가자는 다섯 살 때 엄마가 외할머니 집에 자기를 두고 떠나갔다고 하였다. 곧 돌아오겠다던 엄마는 그날 이후로 한 번도 만날 수가 없었다. 그 일로 그녀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엄마에 대한 그리움의 정체와 사람들에 대한 불신의 원인을 자기 자신의 내면아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table width="65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5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5573678513050.jpg"></td></tr></tbody></table> 우리는 어린 시절의 크고 작은 상처들을 품은 채로 성인이 되어서 살아간다. 결국 상처 입은 내면아이를 품은 채로 겉만 성장하여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은 아직도 우리 안에 남아 있으며 불행하게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 상처를 전달하며 살아간다. 이런 사실들은 부부 상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느 40대의 부부가 상담실에 찾아왔다. 아내는 시집식구와의 관계에서 매우 힘들어 하는 가운데 남편마저 아내의 편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었다. 아내는 여러 해 동안 시집식구들로부터 받은 심리적 상처가 크다보니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면아이 검사를 통해 우선 아내의 내면아이를 이해하게 되었다. 아내는 어려움 없이 성장하였고, 부모님 보다는 할머니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였다. 경제적 어려움이 별로 없었으므로 그 당시 대구에 유학을 보낼 정도였다. 한마디로 아내는 심리적 어려움이나 압박없이 평탄하게 살아올 수 있었다. 한편, 남편의 경우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 혼자서 가정을 꾸려나가시며, 온갖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해 가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살아왔다. 그래서 남편은 아내가 자신의 어머니처럼 시댁과의 어려움 속에서도 당당하게 극복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아내가 그러지 못하자 아내에 대한 남편의 기대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남편은 아내를 통하여 강하고 독단적인 자신의 어머니를 기대하고 있었다. 아내는 어머니가 아니라는 사실을 의식적으로 깨닫지 못하였다. 남편의 내면아이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강인한 아이, 단호하고 결정력을 발휘하는 내면아이를 지니고 있었다. 한편, 아내의 어릴적 삶은 남편과는 다르게 여유있는 생활이었고, 무난하게 성장하였으며, 아버지의 안전망 속에서 성장하였기에 결혼 초부터, 시집과의 관계와 남편과의 관계에서 매우 힘들게 생활하게 되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아버지의 안전망을 원했으나 남편은 아내에게 그런 역할을 잘하지 못하였다. 아내는 남편을 남편으로 바라보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아버지의 안전망으로 남편을 보게 된 것이다. 이런 아내의 욕구 속에는 보호받고, 정서적으로 교감 받는 내면아이의 모습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는 부정적 혹은 긍정적 심리적 아픔 즉, 내면아이를 갖고 있다. 이런 내면아이를 속에 숨겨두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것 보다 상담을 통하여 내면아이를 이해하고, 그리고 그 내면아이를 돌보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