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함께하는 위드인뉴스 :: [김충구의 캄보니아 통신] 캄보디아에서 열린 김치 페스티벌

[김충구의 캄보니아 통신] 캄보디아에서 열린 김치 페스티벌: 2017.02.20 13:35 입력

<p>[위드인뉴스 김충구]</p><p><br></p><p> ‘하나님, 하루 하루 건강하게 살게 만 해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라는 기도로 시작한 씨엠립 생활도 어느새 10개월 차로 접어들었다. </p><p><br></p><p>캄보디아 무로 담근 깍두기가 금새 물러버려 밍밍한 맛을(냉장고에서 숙성된 깍두기는 물컹한 식감을 주지만 무국을 끓이면 시원한 게 캄보디아 무입니다) 내는 것처럼 일상이 덤덤하게 흘러간다. ‘뭐 재미있는 게 없을까?’ 하는 맘으로 씨엠립 한인회를 찾았다가 정복길 회장으로부터 에코팜에서 김치 페스티벌이 있을 거라는 정보를 얻었다. </p><p><br> 찾아가본 에코팜은 한국의 농업기술과 품종분양을 목표로 하는 자연생태농원이라고 하는데 여행객들의 여독을 풀어줄 관광명소로도 한 몫 할 것 같았다. 한국 채소(초록색 이파리가 땅에 붙어 있는 열무와 사람 키를 훌쩍 넘긴 들깨를 보았습니다)와 열대과일나무가 한 지붕 아래에서 잘 자라고 있었다. <br> <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4875654247216.jpg"></td></tr></tbody></table><br>  연꽃잎이 한가롭게 떠 있는 연못 옆, 바레이 호수에서 불어온 바람이 길다란 회랑 테이블에 앉은 내게 말을 건넨다. ‘수어스다이’(안녕), ‘섭서바이(잘 지내죠?).‘ ’에코팜의 바람님! 어쿤지란(정말 고마워요).‘ ’십개월의 노스탤지어 냄새를 바람님이 가져가 주니 고마워요.‘  “</p><p><br></p><p><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4875654769223.jpg"></td></tr></tbody></table></p><p><br></p><p> 행사장 뒤꼍에 가보니 캄보디아 아주머니들이 알타리무를 다듬고 있었다. 한국의 아줌마들은 이 무를 ‘달랑무’ 또는 ‘총각무’라 부른다는 걸 알 리가 없는 이들의 표정은 천진난만! 마냥 즐거워 보였다. 한복을 입고 행사를 진행하던 에코팜의 문정운 부장이 알타리 무의 생김새가 총각의 그것과 닮아 ‘총각무’로 불린다고 눙치는 바람에 한인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통역은 불발!(총각의 꽁지머리 닮은 형상이라 총각무라 불렸다는 설도 있습니다). <br> </p><p><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4875655032787.jpg"></td></tr></tbody></table></p><p><br>  최백진 씨의 김치 강의는 군더더기가 없었다(정복길 회장이 앞치마를 두르고 조연을 자처하여 행사에 감칠맛을 더해주었지요). 흰 와이셔츠의 훈남은 총각무 통역불발만 빼고는 유창한 크마애를 구사했는데 그가 한국인인지 캄보디아인인지는 지금도 모른다(미안합니다).<br> </p><p><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4875655391375.jpg"></td></tr></tbody></table></p><p><br>  김치를 좋아하는 이 소녀는 7학년생 칸야. 우리식으로 말하면 중1년생인데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페이스북 삼매경에 빠지는 호기심 많은 15세. 칸야는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교회에 갖고 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놀랍게도 내가 한국어로 번역한 책을 영어판으로 읽고 있었다. 소녀는 예배에서 7분짜리 간증도 영어로 했다. 유창하진 않았으나 분명한 억양과 어조로 수줍음을 날려버리는 칸야를 보면 캄보디아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유쾌해진다.<br> </p><p><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4875655789615.jpg"></td></tr></tbody></table></p><p><br>아이가 담그는 총각김치는 에코팜에서 한국종자로 시험재배한 것. 내가 만나본 씨엠립 사람들은 김치를 좋아했다. 한국어를 배워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김치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p><p><br></p><p><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4875656131884.jpg"></td></tr></tbody></table></p><p> </p><p> 멋진 패션으로 김치를 담그는 모습이 진지하다. 씨엠립 거주 한인들은 1천여 명. 주로 관광업에 종사한다. 최근 씨엠립에 한국대사관 분관(분관장은 박승규 총영사)이 설치되었다. 교민들이 여권 재발급, 각종 공증업무, 재외동포 등록과 확인서 발급 등의 업무를 보러 프놈펜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p><p><br></p><p><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4875656463110.jpg"></td></tr></tbody></table></p><p><br>전형적인 한국인의 미소의 주인공은 씨엠립의 어느 대학 교수님(축제에 참석한 이들이 교수님이라 불러서 이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김치는 이제 글로벌 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건강에 관심 있는 지구인이라면 김치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 갖고 있다고 봐야한다. </p><p><br></p><p>내가 아는 멕시코 출신 자원봉사자는 대학에서 영양학을 전공했는데 김치는 면역력을 극대화시키는 식품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여행사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캄보디아 청년은 직접 김치를 담가 먹는다(아직 총각인 그는 가끔 김치를 담가서 교회에 가져와 함께 나누는데 그 맛이 아내가 담근 것보다 더 나을 때도 있는데 아마 그만의 비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p><p><br></p><p><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4875657155577.jpg"></td></tr></tbody></table></p><p><br>  캄보디아의 넉넉한 미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웠으니 이들은 김치 전도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씨엠립에서도 배추와 무, 그리고 마늘, 고추, 생강 등 김치 담그는 재료는 구할 수 있다. </p><p><br></p><p>캄보디아 토속 야채보다 약간 비싸고 배추나 무는 소금에 잘 절여지지 않고 김치를 담가도 냉장고가 없으면 쉽게 물러버리기 때문에 한국적인 김장은 할 수 없다. 담가서 바로 먹는 김치임에도 김치는 열대지방에서도 사랑받는 음식이 되었다. <br> </p><p><table width="68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8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4875657458936.jpg"></td></tr></tbody></table></p><p><br> 씨엠립한인회장, 한국대사관 씨엠립 분관장, 에코팜 대표, 그리고 김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김장을 한 날은 한국의 설날을 쇠고 난 직후인 2월 초순. 이곳 사람들은 요즘을 겨울시즌이라고 한다. 이른 아침 기온이 20도 남짓한데 일교차가 20도에 육박하기에 감기에 쉽게 걸리는 열대의 겨울철. 아침 저녁 거리에 나가보면 가죽잠바나 두툼한 파커 차림으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p><p><br></p><p>여행자의 여독과 체류자의 노스텔지어를 한꺼번에 날려버린 총각무김치! 에코팜에서 더욱 맛있는 총각무를 재배하기를 비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p><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