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함께하는 위드인뉴스 :: RCEP, '패권의 장'일까? '기회의 장'일까?

RCEP, '패권의 장'일까? '기회의 장'일까?: 2019.11.11 13:31 입력

[위드인뉴스 박지범] 'RCEP'에 대해서 알아보자. RCEP이란?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협력을 목표로 맺은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FTA)이다. RCEP은 국가 시장경제에 미칠 충격을 완하하기 위해 점진적 시장 개방에 합의하였다. 따라서 당장은 많은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파급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RCEP의 배경 ASEAN 국가들은 역내 무역확장을 위해 ASEAN 협의체 안에서 RCEP을 구상했고 일본은 점차 중국의 역내 영향력 향상을 견제하기 위해 RCEP을 제도화 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후 2012년 11월 20일 첫 협상이 시작되었는데 박근혜 대통령 임기시절 우리정부도 아시아 지역 내 무역확장을 목표로 하는 RCEP을 지지하였다. 하지만 2016년 RCEP 협상 타결은 실패로 돌아가고,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1월 TPP[Trans-Pacific Partnership] 탈퇴를 선언하면서 RCEP은 다시 부상하였고, 2019년 11월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ASEAN+3 정상회담에서 각 국가 정상들은 RCEP에 합의하였다. 비록 인도가 조건부탈퇴를 선언했고, 상품협정이라는 약한 단계에 머물렀지만 RCEP이 공식 출범했다는 사실의 의미는 크다. 여기까지 가볍게 RCEP의 정의와 역사를 알아봤다면 전반적인 경제협력체 진행을 이해하기 위해 'ASEAN +3', TPP 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table width="65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5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5734468109832.jpg"></td></tr></tbody></table> 'ASEAN +3'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태평양 국가임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에서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였다. 20세기까지 아시아 역내 시장은 일본이 주도했지만 일본이 장기간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는 동안 중국은 가파른 성장을 이룩했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과 일본과의 역내 경제패권의 장이 형성되었다. 이전까지 아세안 국가들에 많은 원조를 통해 영향력을 높여가던 일본과 이를 따라잡기 위한 중국의 노력, 무시못할 한국의 힘까지 더해져 아세안 국가들은 1997년 ASEAN 정상회담에 한중일을 초대하였고 이후 정상회의가 정례화되면서 'ASEAN+3'이 형성되었다. TPP : 미국의 아시아 진출을 위한 경제협력 미국이 배제된 아시아국가들만의 정상회의 그리고 그곳에서 결정되는 경제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이 태평양 국가임을 천명하였다.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합세하여 ASEAN+6(엄밀히 말하면 ASEAN+3+3)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ASEAN+3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제도보다는, 미국 주도의 경제협력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이롭다고 판단한 미국은 친미국가이면서 경제대국인 일본과 함께 TPP를 추진하였다. 역내 중-일 경제패권 경쟁이 전지구적 미-중 경제패권 경쟁으로 옮겨졌고 그 장은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 원조 등 전지구적 차원으로 확대되었다. RCEP : 중국의 히든카드인가?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영향력을 좀 더 발휘하여 전세계의 경제주도권을 잡고자 노력하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TPP 탈퇴를 선언하였고, 이는 중국에게 기회로 다가왔다. 그런 가운데 미-중 경제패권 전쟁에서 밀리는 중국이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의 관심이 줄어든 현 시점을 활용하여 중국 중심의 경제협력체제를 모색한 것이 RCEP 인 것이다. 즉 중국은 RCEP을 통해 경제패권전쟁의 흐름을 흔들어 보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도의 탈퇴, 낮은 수준의 협력은 이후 중국이 풀어야 할 큰 숙제라 할 것이다. RCEP : 한국에게 기회? 행동은? 미-중 경제패권 전쟁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상당히 난처한 입장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세계10 위권의 경제대국인 한국이지만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 나라만의 관계만으로는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지금의 상황을 유지하기도 힘들 것이다. 여기에 미국, 중국 모두 정치적 문제가 연결되어 있고, 북한이라는 변수는 유리하기보다는 불리하게 작용하기 쉽다. 따라서 한국은 미-중 경제 전쟁속에서 열리한 줄타기 외교를 지속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의 경제력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 그 대상은 미국과 중국이 아니라 한국보다 경제력이 훨씬 약한 나라들이다. 미중과의 상대적 무역의존도를 줄이고(절대치는 커질수록 좋다), 다자외교, 다자경제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한국의 어려움이 한국과 협력한 약소국의 어려움이 되도록 장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RCEP은 공식적으로 많은 국가의 정상들을 한번에 만나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대한민국에게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