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함께하는 위드인뉴스 :: [음악영화]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평화의 발걸음

[음악영화]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평화의 발걸음: 2019.10.07 15:12 입력

[위드인뉴스 문자영] 괴테는 ‘서동시집’을 통해 동과 서의 화합에 대해 말했습니다. ‘동과 서는 갈라질 수 없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를 바라보아야 한다. 동과 서는 마땅히 교류해야 한다.’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2012)_파울 슈마츠니 <table width="414"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414"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5704285478815.jpg"><div id="news_caption">▲출처:다음영화</div></td></tr></tbody></table> 1999년 다니엘 바렌보임과 에드워드 사이드는 위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괴테의 ‘서동시집’에 담긴 의미, 온 인류의 숙제인 평화와 화합을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분쟁의 한가운데 중동에서 시작합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시리아 등 아랍 국가 출신의 음악가들이 한곳에 모였습니다.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봉을 들고 이들과 함께 합니다. 여타 정치적인 이유를 불문하고 오로지 ‘음악’을 통한 화합만이 목적이 되어 이들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최고의 지휘자로 손꼽히는 다니엘 바렌보임의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혹은 레슨 받는 학생으로 기회를 얻은 중동 각국의 젊은이들은 서로 소통하고 연주하는 데에 힘을 쏟으며 귀중한 시간을 나눕니다. <iframe width="650" height="394" src="https://www.youtube.com/embed/K22pkacxfN0"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allow="accelerometer; autoplay;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iframe> 음악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도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서동시집 오케스트라가 중동에 실질적인 평화를 가져다줄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단, 음악은 하나의 언어로 기능하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통합할 수도 있고,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장을 마련하고 주춧돌을 놓을 수는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연주자와 이스라엘 연주자가 한자리에 모여 음악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이들 국가의 문제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남, 대화, 그리고 음악. 이 세 가지가 훗날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확신을 안겨줍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 문제는 아직도 난제입니다.) 다니엘 바렌보임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에드워드 사이드는 팔레스타인 출신의 학자입니다. 지난 2003년 세상을 떠 이 영화는 에드워드 사이드를 기립니다. 어쨌든 바렌보임은 지금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또한 계속해서 청소년 연주자들을 발굴해 교육하며 연주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에는 한국을 방문해 임진각에서 베토벤의 합창을 연주한 바 있습니다. 다니엘 바렌보임의 소신발언이 눈길을 끕니다. 바렌보임은 이스라엘이 주는 상을 받고는 공식석상에서 소감을 말하기를, 이스라엘 독립선언문의 ‘차별 없는 권리와 자유, 평화’를 언급하며 주변 국가를 정치적으로 박해하는 비정상적 상황에 일침을 가합니다. 그러면서 상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라말라의 음악교육을 위해 쓰겠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엇갈립니다. 매우 혼란스러운 시상식이 되었고, 이 장면은 평화에 대한 바렌보임의 강력한 의사 표명이 되어 메시지를 던집니다. 2005년 팔레스타인 라말라 콘서트 <iframe width="650" height="394" src="https://www.youtube.com/embed/3pM6nD5ZNFI"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allow="accelerometer; autoplay;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iframe> 영화는 2005년 라말라에서 연주회를 여는 것을 보여주며 마무리합니다. 라말라는 팔레스타인 임시 행정수도로, 외국인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특히 이스라엘인들의 출입은 극도로 예민한 상황입니다. 그곳에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는 베토벤의 운명을 연주합니다. 연주를 한 사람, 들은 사람 모두 갖가지 생각과 감정을 가졌을 터입니다. 특히 이스라엘 연주자들의 기대 반 두려움 반의 복잡한 감정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풀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라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시도하고 아주 작은 변화라도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는 바로 이러한 시도에 대해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