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함께하는 위드인뉴스 :: [리뷰] 마음 속 특별한 잔상을 얻어가는 뮤지컬 '이선동 클린센터'

[리뷰] 마음 속 특별한 잔상을 얻어가는 뮤지컬 '이선동 클린센터': 2019.10.13 12:13 입력

[위드인뉴스 김영식] "천국으로 이사! 출동" 캐스팅 된 배우들 이름만 보면 무엇인가 밝은 뮤지컬인가 싶지만 이 작품은 '홀로 죽음을 맞이한 분'(고독사)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공연은 장례식에 어울릴 만한 '레퀴엠'(장송곡 혹은 죽은이를 위한 미사곡) 풍의 넘버로 시작한다. 뮤지컬 <이선동 클린센터>는 귀신을 보는 능력을 숨긴 채 살아온 청년 실업자 이선동이 우연히 접하게 된 '유품 정리사'에 취직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큰 줄기로 잡고 있다. 주인공 이선동 역에 김바다와 기세중, 이선동 클린센터의 엘리트 직원 정규 역에 강정우와 양승리가 연기하고, 보라 역으로 이봄소리와 금조, 매력적인 멀티 캐스트를 연기할 차청화, 이현진, 장격수, 최영우, 김동현, 김방언 배우와 최근 대학로에서 가장 핫한 오세혁 연출이 함께하고있다. <table width="65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5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5709364561205.jpg"></td></tr></tbody></table> 홀로 돌아가신 분들의 유품을 챙겨주는 사람 그리고.. 작품은 사람이 살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듯, 죽음을 맞이한 사람도 다양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한다고 말한다. 차분히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런 인생은 참 복받은 인생이 아닐까 싶은 정도의 요즘이다. '유품 관리사'는 살아생전에 한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돌아가신 분들을 마지막으로 그들의 유품으로 만나며 가시는 곳까지 무사히 보내드리는 역할을 한다. 먼저 집주인으로 월세가 밀린 세입자에게 반찬을 챙겨주며 "이거 먹고 힘내서 돈벌어 오라"던 정 많은 욕쟁이 할머니는 죽어 영혼이 되어서도 자기 자신보다 자식을 생각하며 이 '귀신을 보는 유품관리사'에게 '마지막 소원을 말한다. 그렇게 '귀신보는 유품관리사'는 홀로 돌아가신 분들의 유품을 정리하며 영혼이 된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게 된다. 제대로 된 멀티연기를 선보이는 두 배우 어쩌면 무거울 수 있는 이 작품을 관객들에게 잘 다가가게 하기 위해서는 멀티배우의 활약여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자가 관람한 날에는 대학로 공연판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배우 최영우, 차청화가 해당배역을 연기했는데 이들의 연기는 모자르지도 넘치지도 않게 작품의 살려주고 있었다. 할머니 외 다양한 멀티배역을 하는 차청화는 웃음을 주는 사투리 연기를 하다가도 할머니의 모습으로 눈물이 필요한 장면에서는 입술이 떨리며 눈물을 떨구었고 강형사 외 멀티연기를 하는 배우 최영우는 사채업자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필요한 장면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채워넣는다. 이 두배우 이외 배우 장격수, 이현진이 같은 멀티배역을 연기하고 있으니 관객들은 선호하는 캐스트로 예약을 하면 되겠다. <table width="65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50" align="absmiddle" src="http://withinnews.co.kr/PEG/15709364678056.jpg"></td></tr></tbody></table> 죽음 이외에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공연 기사의 초반에도 이야기 했지만, 관객들은 작품의 초반에 흐르는 '장송곡'풍의 넘버와 함께 국악기를 사용한 넘버도 이 작품 안에서 들을 수 있다. 특별히 이런 스타일의 곡을 삽입해야겠다는 것보다는 작품의 흐름에 맞게 편곡을 선택한 결과이지 않을까 싶은데 편견없이 듣다보면 조금 생소하지만 거슬리지 않는다. 또 <이선동 클린센터>는 넘버들이 쩌렁쩌렁한 고음은 없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생전모습처럼 마지막 길도 각자 다양한 모습이 있을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그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작품 속에 나오는 대사 중 "미안해, 사랑해" 라는 부분이 있다. 어느 테러 현장이나 위급한 죽음의 순간, 가족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중 "사랑해" 라는 말이 가장 많다고 한다. 떠날 사람이 남은 사람에게 하는 말과 남은 사람이 먼저 간 사람에게 하는 말이 같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뮤지컬 <이선동 클린센터>는 작품 구성상 자연스러운 '눈물 포인트'가 있는 반면 공연의 대사여백으로 인한 '졸음포인트'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작품은 가벼운 인트로 스토리와 함께 전체를 이루는 한가지 사건을 해결하며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관객들은 그렇게 작품이 전개하는 재미요소에 따라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지만 '영혼이라도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작품에서 <이선동 클린센터>가 주는 특별한 잔상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