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함께하는 위드인뉴스 :: '뮤지컬의 안무와 음악은 하나' 음악감독 오민영 인터뷰

"뮤지컬<시카고>의 안무와 음악은 하나" 음악감독 오민영 인터뷰: 2014.08.25 15:43 입력

뮤지컬<시카고> 무대 위, 어둠 속에서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 을 외치는 사람이 있다.
 
그녀에게는 가늘고 긴 지휘봉이 있고 앞에는 14인조 빅밴드가 앉아 있다. 음악감독 오민영, 그녀는 뮤지컬 시카고의 음악감독이다. 전작 뮤지컬<고스트>에 이어 <시카고>까지 연이어 지휘봉을 잡고 있는 그녀는 무대 밖에서 나긋나긋하고 발랄한 모습을 전해줬다.
 
사실, 지금의 음악감독 오민영을 공연계에 이끈 사람도 박칼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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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2003년 데뷔하게 되었는데요.. 그 당시만에도 한국시장에 별로 그 당시 피아노 치는 사람은 클래식만 하던 시기였죠. 클래식 피아노라고 하면 졸업 앞두고 솔리스트로 나갈 것인지 반주자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기인데 저는 솔리스트라고 생각하고 유학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뮤지컬은 단 한편도 보지 않았어요."
 
"그런 도중 박칼린 선생님을 만나게 된 거예요."
 
"노래하는 제 친구가 박칼린 감독님이 피아니스트를 찾고 있는데 그냥 한번 가볼래? 해서 갔는데 외국분인거예요. 깜짝 놀랬죠. 그 다음에 두꺼운 악보책을 주시더니 다음주까지 연습해오라는거예요. 이만한 악보를 주시면서...그런데, 그 두꺼운 악보책을 연습하면서 재미있더라고요. 공연준비하면서 한달 반 두달 연습하러 가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나니 허탈하고 다시하고 싶고 그런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 허전함이 피아니스트 오민영을 뮤지컬계 음악감독으로 변신시켰다. 이후 10여년동안 음악감독 오민영은 뮤지컬<렌트>, <아이다>, <엄마를 부탁해>, <틱틱봄>, <베로나의 두 신사>, <시카고>, <갬블러>, <헤어스프레이>, <미스 사이공> 등에서 활약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자리메김했다.
 
올 상반기 뮤지컬<고스트>를 마치고 <시카고>에 합류한 오민영 감독.
 
* 10년 넘게 뮤지컬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이 작품해서 행복했다 하는 작품이 있다면? 저는 뭐하나 고르는게 힘들어요. 한 작품마다 애착이 있거든요. 작품을 할 때는, 그 작품에 몰입하고 모든 것을 투입하다보니 육체적으로 힘들고 아프기도 아프고 스트레스도 있고 그런데 공연이 재미있는 것이 이 모든 것의 스트레스가 있으면서 행복하다는 것이죠. 공연이 끝나고 나면 아련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 그리고 다음에 하면 조금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요. 그러다보니 한 작품을 꼽으라고 하면 고르기가 쉽지 않
아요.
 * 다 좋은가요?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아프지 않는 손가락 없는 것인가요? 그렇지요.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작품이 없어요.(웃음)
 * 뮤지컬<시카고>에 목소리지만 출연을 한다. 출연료가 있나요? (오민영이 무대 오프닝에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 을 하지 않으면 무대는 열리지 않는다.)
그것 때문에 항상 목을 풀고 있어요. 한번은 연습하느라고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을 했는데 들리는게 너무 토속적인거예요(웃음). 
 
중간에 영어 엑센를 줘 볼까? 생각을 했죠. 오프닝이다보니 제 음성이 낮아도 안되고 오버되서도 안되는데 힘도 있어야 하고 (실제로 오민영 음악감독의 대화 목소리는 작고 낮은 편이었다.) 평소 목소리도 아니고 만
들어서 아니고 큰 소리를 내려면 긴장돼요.(웃음) 
 
오프닝하려는 그 순간에 저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얼굴을 찡그리며 힘을 주는 표정) 있으면 연주자들이 저를 보면 혼자 뭐하나고..나는 힘을 모으고 있다가 쏟아내야하니깐 하는데 저를 보시는 연주자 분들은 '쟤 뭐하는거야?' 해요. 
 
* 그럼 출연료는 안 받는 걸로? 저는 뭐 따로는 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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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id=news_caption>▲All That Jazz 최정원 (벨마). 사진제공 : 신시뮤지컬컴퍼니</DIV></TD></TR></TBODY></TABLE>
 미국 크리에이티브 팀이 만족한 한국 <시카고>버전 브로드웨이에서는 뮤지컬<시카고> 투어버전이 '다르다'라고해요. 14인조 밴드도 있고 더 작은 소규모 파트도 있고요. 다양한 편성버전이 있다는거예요. 
 
그런데 올해 오신 미국 크리에이티브 팀 말씀이 저희 14인조 버전이 초연버전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 브로드웨이에서는 <시카고> 음악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이 초연 때 만들었던 사운드가 한국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점에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또, 이번에 오신 분들은 브로드웨이에서 초창기 음악감독과 댄서분이 오셨는데 이 두분이 안무와 연결을 고려해서 "오케이 이렇게 해줄까?" 하면서 만든 것이 있어요. 저한테 물어봐주시고, 그거 좋다고 이렇게 해보자고 그렇게 바뀐 것들이 있어요.
 


초연 때부터 공연하시던 최정원 선배님도 "나 이거 몰랐었어 알고 나니까 더 가지고 놀수 있고 재미있다" 라고 하던 부분도 있었어요.
 
그리고 음악적부분에서 미국에서도 어떤 그루브로 갈것인지 매번 싸운대요. 그런데 한국팀이 하고 있는 이 그루브가 미국 팀이 들어도 신선한게 너무 괜찮다는 거예요. 그때 우리가 잘하고 있나보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미국 크리에이티브 팀이 오셔서 만족하고 돌아가신 부분도 있어요. 그 분들이 오셔서 한국 빅밴드의 연주를 듣고 이런 사운드가 나온다는 것에 만족하셨다는거예요. 그 분이 들어도 어떻게 들어도 신선한 느낌이어서 손대고 싶지 않다고요. 정말 만족해하면서 돌아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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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무와 음악이 하나가 되는 뮤지컬 뮤지컬<시카고>는 음악과 안무가 연결되는 작품이예요. 예를들면, 이 부분은 '안무와 아무 연관이 없기 때문에 소리를 빼도 될 것 같아' 라던지 노래와 같이가는 안무나 무대 위 배우가 늘어지면 같이 정도를 벗어나지 않으면 그 안에서 변형이 가능하도록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더라고요.
 
예전에는 제가 몰랐던 것이 '음악은 음악', '안무는 안무'라고 생각했는데, '음악과 안무가 너무 연결이 되어 있더라고요. 드럼의 악센트가 안무와 연결되어 있더라고요. 드럼과 안무'도 너무 잘 연결되어 있고요. 
 
관객분들도 아시면 좋은데 악기의 소리가 나오면 무대 위에서는 무엇인가 하고 있는거죠. 음악에 너무 익숙해져서 잘 몰랐는데 안무와 음악을 연결해서 보니까 작품을 너무나 잘 만든거예요. 사운드가 이유없는 부분이 한 부분도 없더라고요. 
 
안무와 음악으로 더 볼거리가 많아진 시카고 제가 한번 무대에서 본 적이 있어요. 볼 것이 너무 많고, 눈과 귀가 정말! (홍보팀 같아) 볼거리가 많은 거예요.(웃음) 다 알고 보니까 그런것. 이거 한번 봐서는 안되는 것 같아. 작품의 포인트를 배우에게 두고 봐도 재미있어요. 
 * 음악감독 오민영이 추구하는 음악은?
저는 음악을 '다이나믹'한 것이 좋아요. 다이나믹하다는 것은 비트라기보다 소리의 크고 작음도 있을 수 있고요. 밀어주고 빨라졌다 늘어졌다 하면서 그 감정표현을 풍부하게 확대하고 보여주는 것이죠. 과장될 수는 있어요. 
 
뮤지컬은 특히 감정표현이자나요. 음악을 통해 배우들의 그 감정을 살려주기 위해 멜로디 혹은 템포를 다이나믹하게 음악으로 그려주는 것을 말해요. 그런 다이나믹한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서 똑같은 표현을 위해 잡았다 땡겼다 하기도 하거든요. 그것이 '뮤지컬 음악이다' 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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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id=news_caption>▲ 최정원 (벨마), 아이비 (록시) 사진제공 : 신시뮤지컬컴퍼니</DIV></TD></TR></TBODY></TABLE>
 * 공연계 10년차이고 이제는 뭔가 변화를 하기 바란다면 본인이 바꿔보고 싶다는게 있다면 일단, 제 능력은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은 것 같고요. 하지만, 공연계가 지금 조금 씩 거품이 빠지는 시기인 것 같긴해요 라이센스 뮤지컬도 흥행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것도 서서히 사례가 나오는 것 같고요. 물론 국내에서 좋은 작품을 계속 생산하는 창작 시스템이 가장 중요한 것인데 현재 상황에서는 부족한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외국은 10년 워크샵 공연을 거쳐 무대에 오르는 것에 비해 한국은 두달 연습해서 한달 공연하다보면 좋은 퀄리티가 나오기 힘든 것은 사실이예요.
 
* 음악감독 오민영, 조건이나 환경 제약이 없다면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가요? 환경이나 조건의 제약이 없다면 하고 싶은 작품은 많죠. 그런데, 저는 지금 제가 행복해요. 제가 무엇인가 빠져서 열심히 하고 있고 지금처럼 오랫동안 같이 했던 사람들과 작품 이야기 하면서 계속 쭉 작품을 했으면 좋겠어요. 
 
* 후배님들 편곡에 도전하시길 저의 과제이기도 하는요. 저는 편곡 분야에 능력이 있는 분들이 많이 도전해주셨으면 해요. 또 그렇게 하길 바라고요. 인재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고 어렸을때부터 공부를 했으면 좋겠어요. 보통 작품 속에 자신의 스타일 혹은 색이 나오는 것은 작곡가 분들의 역할이 커요. 음악감독이 할 수 있는 것은 작곡가 분들의 것을 받아서 입체화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작곡가 분들의 곡을 어떻게 편곡하느냐하는 문제는 또 다른 것 같기도 해요. 국내에서 좋은 편곡자를 찾기가 어렵다보니 보통은 해외 편곡자에게 의뢰를 하는데 그러다보면 순수 창작은 아니게 되니까요. 대중음악은 한곡으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데 반면, 뮤지컬은 한 작품당 20여곡을 작곡하고 편곡해야 하는 만큼 시스템 적인 문제도 있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해요. 
 

하지만, 편곡자는 공연계에 반드시 필요한 분들이기 때문에 뮤지컬을 사랑하는 후배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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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계 입문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당연히 도전하는 것은 좋아요. 비록 힘든 직업이지만 장담하는 것은 이 쪽에 일을 하고 맛을 들이면 빠져 나오기 힘들죠.(웃음)
 
스탭으로도 그렇게 좋은가요? 네, 당연하죠. 나만그런가? (웃음) 다만, 알아두셨으면하는 것은 있어요. 일단 장기전이예요. 요즘을 들어오는 후배들보면 1년 2년 하다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래도 공연계에서 일하려면 음악과 무대도 알아야하고 극도 알아야하기 때문에 보는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 짧지 않은 훈련기간도 필요해요. 그런데 당장 삶에 지장이 있으면 오래하지 못하더라고요. 자기를 위해서 투자한다고 생각해줬으면 해요. 
 * 관객들에게 뮤지컬<시카고>를 더 즐겁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면 이 작품이 실제 연주하는 작품이고 무대에서 공연되는 작품이다보니 어제 템포와 오늘 템포가 다를 수가 있어요. 하지만, 그것이 객석의 관객들과 느껴지고 있다면 작품을 조금 더 공감할 수 있으실꺼예요.
 
10여년의 짧지 않는 기간동안 뮤지컬 음악감독으로서 경력을 쌓고 있는 오민영 감독. 그녀가 가지고 있는 발랄하고 유쾌한 에너지는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인터뷰를 마치고 저녁공연을 준비하러 자리를 일어서는 그녀는 힘차게 가방을 어깨에 올렸다.
 
"뮤지컬<시카고>는 의상도 파격적이고 놀라실 수 있지만 의상 때문에 이야기나 음악, 춤이 묻히지 않아요. 끝나고 나가실때 관객들이 '아! 잘 봤다' 만족하실 꺼예요. 보러오세요"